듀가르송 토분은 온라인에서도 1~2분 안에 품절된다. 남은 물량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노은아 노가든 대표는 “원래 마니아층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불어닥친 가드닝(gardening·정원 가꾸기) 열풍으로 더 인기”라며 “‘레어템’ ‘핸드메이드(수제)’라고 SNS에서 입소문이 나 경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사용했던 제품도 중고사이트에서 새것과 같은 시세나 웃돈을 얹어 거래된다.
박정진 듀가르송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던 2011년만 해도 국내에는 제대로 된 토분이 드물었다. 프랑스에서 회화를 공부한 박 대표는 “귀국 후 좋아하는 화초를 기를만한 예쁜 화분이 없어 직접 만든 것이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다들 ‘도자기 만들다 생긴 불량품을 화분으로 쓰면 되는 거 아니냐’ ‘화분이 비쌀 이유가 뭐냐’고들 했다. 전공자 사이에선 화분 제작이 도자기에 비해 수준 낮은 작업이라 보는 풍토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전세가 역전됐다. 그는 “한국은 뭐든 빠르고 최고를 선호하는 문화가 강하다”며 “화분도 일단 한번 관심이 생기자 해외 수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30, 40대 가드닝족(族)이 ‘감성 토분’에 열광하면서 듀갸르송뿐 아니라 카네즈센, 제네스포터리, 스프라우트 같은 도예가들이 직접 만드는 토분도 큰 인기다. 디자인이나 소재에 따라 가격대는 다양하지만 대게 지름 10cm 안팎의 작은 화분은 2만~5만 원, 30cm 안팎의 대형은 10만 원대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수작업이어서 공급량 자체가 많지 않다.
제네스포터리 화분
카네즈젠 토분
토분이 인기라고 해서 반드시 수제 화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상대적으로 값이 나가는데다 무거워 손목에 무리도 많이 온다. 베란다 가드너라면 저렴하고 가벼운 플라스틱 화분을 섞어 쓰는 것이 필수다. 노은아 대표는 “데로마 토분과 엘호 플라스틱 화분이 가성비가 좋다”며 추천했다. 무엇보다 식물의 특성에 맞게 소재나 크기를 골라야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이라면 통기성이 뛰어난 토분보다는 유약분이나 도자기 화분을 고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