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와 룰' 철폐에는 성공…12개 구단으로부터 지명 못 받아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우승까지 경험한 일본인 투수 다자와 준이치(34)가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스포츠호치’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다자와는 26일 도쿄에서 열린 2021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은 육성 선수 49명을 포함해 총 123명의 선수를 지명했으나 다자와는 외면했다.
다자와 뿐 아니라 일본 언론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다자와는 고교 졸업 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실업팀인 일본 석유 ENEOS와 계약했다.
실업팀에서 맹활약을 펼쳐 프로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다자와는 2008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며 12개 구단에 자신의 선택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12개 구단은 그를 지명하지 않았고, 다자와는 2008년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다자와의 사례를 겪은 일본프로야구는 유망주 유출을 우려해 ‘일본프로야구 구단 지명을 거부하고 해외 프로 구단과 계약한 아마추어 선수는 해당 리그를 떠난 뒤 고교 졸업생 3년, 대졸과 실업 야구 출신은 2년 동안 일본 프로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특히 2013년에는 보스턴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71경기에 등판, 5승 4패 25홀드 평균자책점 3.16의 성적을 거뒀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품에 안았다.
2014~2016년에도 두 자릿수 홀드를 거두며 주축 투수로 뛰던 다자와는 2019년부터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2020시즌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방출된 다자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자 일본행을 택했다.
올해 7월 일본 독립리그팀 사이타마 무사시 히트 베어스와 계약한 다자와는 이른바 ‘다자와 룰’로 불린 규정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야구기구(NPB)는 법적 자문 등을 구해 지난 9월 ‘다자와 룰’을 철폐했다.
하지만 12개 구단은 다자와를 끝내 지명하지 않았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한 스카우트는 “다자와의 실적은 높이 사지만, 그를 지명하는 것은 신인 드래프트의 취지에 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 “신인 드래프트는 팀의 체질을 바꾸는 출발점이다. 소중한 1장의 지명권을 34세의 선수에게 사용하는 것이 솔직히 아까웠다. 또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험성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