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역(逆)성장’에서 벗어났다. 정부는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지만 중앙은행은 “‘브이(V)자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며 온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56조8635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9% 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전 분기 기준으로는 2010년 1분기(2.0%)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출한 데는 수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2분기 ―16.1%로 뚝 떨어졌던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수요가 회복되면서 3분기 15.6% 늘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3.7%로 2분기(―4.1%) 대비 큰 폭 반전했다.
반면 한은은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2분기 성장률의 기저효과를 지적하며 ‘브이(V)’자 반등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GDP 추이를 보면 여전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기존 성장률 추세선에도 이르지 못해 V자 반등이라고 말하기에는 주저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다시 마이너스(―0.1%)로 돌아섰다. 1분기 ―6.5%로 사상 최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던 민간소비는 2분기 1.5%로 다시 살아나는 듯 보였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