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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비부비 ‘핼러윈’, 팔짱 낀 방역당국

입력 | 2020-10-28 00:00:00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핼러윈에 많은 젊은층이 클럽 등 유흥가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서울 강남, 이태원, 홍대 등의 일부 클럽에서는 밀폐된 지하공간에 수백 명이 몰려 방역수칙을 어기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5월 전국을 긴장시킨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면서 클럽과 같은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입장 인원을 4m²당 1명으로 제한하고 테이블 간 1m 거리 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허용 인원의 몇 배에 달하는 손님들이 클럽에 들어가 서로 바짝 붙어 춤을 추는 등 입장 인원 관리와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관리와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역수칙 위반 여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을 맡고 있고 야간에 신고가 접수되면 보건소 위생과 당직팀이 현장 확인을 나간다. 하지만 많은 신고가 단속 권한이 없는 경찰로 집중되다 보니 밤늦은 시간의 위반사항은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서울 광화문 집회에 대해서는 차벽까지 설치하고 일반인의 시내 통행을 사실상 봉쇄하다시피 했던 정부가 핼러윈 방역 위험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과 업소들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절제 있게 축제를 즐기는 자세가 요구된다. 당국은 젊은이들의 넘치는 활동성을 고려할 때 고위험 시설의 방역전선은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방역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데다 해외 확산세가 거세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데도 정부 대책은 핼러윈 비대면 모임 권고에 머물고 있다. 이런 소극적 대책으로 핼러윈 집단감염 고비를 어떻게 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