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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중산층도 재산세 인하 추진 “공시가 9억이하 1주택자까지 확대”

입력 | 2020-10-28 03:00:00

보궐선거 앞두고 민심잡기 나서
최저세율 구간 세부담 절반으로




당정이 9억 원 이하 1주택자로 재산세 완화 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나선 것은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발(發) 민심 이탈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로 고가·다주택자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도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민층은 물론이고 중산층으로 재산세 완화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 특히 전세난 해소를 위한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정이 주택 공급 등 장기대책보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감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심 달래기’를 위해 당초 서민층에 한정될 것으로 관측됐던 세 부담 완화 대상을 중산층으로 확대하고 재산세율을 최대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부동산 재산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도 오른다”며 “공시가격 현실화로 서민의 재산세 부담이 늘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7일 재산세 인하 방침을 재확인하고 당정 협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재산세 인하 대상을 당초 예상됐던 공시지가 6억 원 이하 주택에서 공시지가 9억 원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중저가 주택, 중산층에 해당하는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해왔다”며 “이번 주 내 당정 협의를 통해 최종적인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한 결과를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중산층 1주택자를 포함시키는 쪽에 방점을 찍은 것.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KB부동산 통계 기준)은 7월 9억2787만 원으로 9억 원을 넘어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기준을 9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현실화되면 강남 3구의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상당수 서울 시민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지가 9억 원 이하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인하할 경우 시가 13억 원 이하의 아파트와 시가 17억 원 이하의 단독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는 세 부담 완화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재산세율을 최대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재산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0.1∼0.4%로 규정돼 있다. 민주당은 이 중 최저세율인 0.1% 구간의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과세표준이 6000만 원 이하(시가 1억4000만 원)인 주택의 재산세율은 0.05%로 세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민주당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지방세법을 개정해 내년 7월 부과되는 2021년 상반기분 세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정부가 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날 여당이 재산세 완화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율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재산세 완화로 충격 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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