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김유경 옮김 총 10권 각 권 1만5000원·동서문화사
꿋꿋한 자립정신과 빨강머리의 명랑하고 순수함을 간직한 주인공 앤 이야기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을 전 10권에 걸쳐 완역해 출간했다.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사파이어 같은 바다,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만에 반달형으로 뜬 프린스에드워드섬, 싱그러운 초록빛 나무들, 잘 익은 과일처럼 붉고 꼬불꼬불한 마을 오솔길,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과수원. 이 아름다운 섬을 무대로 앤의 낭만적 인생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소녀 시절부터 할머니에 이르는 앤 셜리의 소박한 삶은 한 여성의 아름다운 여정이다. 꿈과 사랑 속에서 자식을 키우는 앤의 일생은 평범하면서도 진솔하고, 삶의 따뜻한 의미가 우물처럼 깊게 담겨 있다. 여자로 살며 겪게 되는 사랑의 갈등, 삶의 고뇌, 행복이 떠나간 자리에 남은 아픔과 고독이 섬세한 필치로 그려진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빨강머리 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서른 살 때인 1904년 봄이었다. 이듬해 10월 작품을 출판사로 보냈으나 모두 외면했다. 3년 뒤 우연히 다락방에서 그 원고를 발견한 작가는 작품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용기를 내 미국 보스턴 페이지출판사로 보냈다. 얼마 뒤 500파운드에 원고를 사겠다는 회답을 받았다. 이렇게 1908년에 출판된 빨강머리 앤은 나오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은 수천만 부가 팔렸으며 17개 언어로 옮겨졌다. TV 시리즈, 영화와 연극은 물론이고 뮤지컬과 발레로도 공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