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한국의 부자 보고서’ 금융자산 10억원이상 35만명… 부의 원천 ‘사업수익〉부동산’ 역전 “손자 손녀에게 상속-증여” 32%… 10년전 9.2%에서 크게 늘어 40대이하 부자 9.5% “재산 기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8일 발간한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부자는 전년 대비 9.6% 늘어난 35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0년(16만 명)의 2.2배 규모로 세계 평균(1.8배)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얼마일까. KB금융이 올해 7∼8월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간값은 70억 원, 평균값은 100억 원이었다. 2010년 응답(중간값 50억 원)의 1.4배로 오른 셈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부자들은 총자산이 60억 원 이상, 부동산 자산 기준 40억 원 이상일 때 부자임을 자각한다”고 설명했다.
부자의 93.2%는 현재 자녀나 배우자 등에게 상속과 증여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손자와 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하겠다는 응답이 10년 전 9.2%에서 올해 31.8%로 크게 증가했다. 부자들이 일찍부터 부를 이전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40대 이하 젊은 부자들은 재산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응답 비중이 9.5%로 나타나 50대(4.7%), 60대 이상(7.4%)보다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고 밝힌 부자들은 30.5%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27.5%가 자산가치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10명 중 7명은 소득이나 자산이 줄지 않았다는 뜻이다.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소득 감소율이 적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금융자산이 많은 부자일수록 저축과 투자를 줄여(30억 원 이상 보유자 72.7% 응답)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장기적으로 수익이 예상되는 유망한 금융 투자처로 ‘주식’(61.6% 응답)을 꼽았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한국의 부자들이 부를 늘린 동력으로 △연평균 7300만 원, 월 600만 원 이상의 저축 여력 △총자산의 평균 11.4% 정도에 이르는 부채 활용 △최소 5억 원 정도의 종잣돈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