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타계] 이부진 영결식장 떠날때 휘청… 이재용과 어머니가 부축하기도 정의선-김동관-허용수-이웅열 등 재계 오너 3, 4세들도 함께해
장지 향하는 유족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엄수된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삼성가 선산에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 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왼쪽부터)이 장지로 향하고 있다. 수원=뉴스1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 승어부는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고 이야기한 사람은 고인의 50년 지기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이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지하 강당에서 열린 이 회장의 영결식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50여 명의 유족과 삼성의 주요 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4일 내내 장례식장을 지켰던 유족들은 이날 오전 장례식장 지하주차장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영결식장을 떠날 때 울먹이며 휘청거리자 오빠인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부축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결식 참석자는 유가족과 삼성 전현직 임원 등 50여 명으로 인원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결식은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의 사회를 시작으로 이수빈 삼성 상임고문의 고인의 생애를 알리는 약력 보고를 거쳐 김 전 KPK통상 회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추도사에 따르면 김 전 회장과 고인이 처음 만난 건 1958년 봄 서울사대부고 레슬링반 모임이었다. 이 회장의 2년 선배인 김 전 회장은 “7, 8명의 신입생 레슬링반 지망자들과 상견례를 했다. 유난히 피부가 희고 눈이 깊어 귀티가 나는 이 회장을 보고 ‘왜 하필 레슬링반을 지원했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세계 프로레슬링의 영웅인 역도산의 경기를 많이 보고 존경했기 때문에 레슬링이 하고 싶었다”란 답을 했다고 한다.
이 추도사는 ‘제2의 창업자’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삼성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해 창업자인 부친을 뛰어넘은 이 회장에 대한 찬사였다. 김 전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은 선친이 돌아가신 뒤 이병철 회장이 타던 낡은 승용차 20여 대를 모아놓았다. 아버지 생각이 날 때 둘러본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