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협치 절실, 경제3법 처리 협력을… 전세 시장 기필코 안정시키겠다” 靑경호처, 국회서 주호영 몸수색… 野 “협치 말해놓고…” 정국 경색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 지연을 이제 끝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고조되는 전세시장 혼란과 관련해서는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지금 같은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며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공정경제 3법의 처리에 협력해주고, 경찰법과 국가정보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법안도 입법으로 결실을 맺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수처 출범과 경제 3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직접 강조한 것.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재계와 경제 3법 공개토론회를 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드라이브에 나설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에 대해 “본격적인 경제 활력 조치를 가동할 때”라며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한국판 뉴딜정책 등 효과적 경제 대응이 더해지며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정연설이 재정지출에만 집중돼 민간 부문 활성화를 위한 시장 구조개혁 등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협치를 말하면서 경호팀은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대표 신체 수색을 거칠게 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 공수처-경제3법 ‘진격 신호’… 야당-재계 반발은 언급안해 ▼
與 입법 드라이브에 힘실은 대통령
특검도입 野요구 사실상 일축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30일 첫 회의… 與 “어떤 타협도 없을 것” 강경
與, 내달 3일 재계와 공개토론회… 경제3법 원안대로 처리 가능성
“이게 나라냐” 국민의힘 의원들 피켓 시위 28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나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555조8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소개하며 ‘경제’라는 단어를 43번으로 가장 많이 써 경제 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공수처 출범 지연 끝내 달라”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라임·옵티머스 특검 요구 등에 대해 “공수처를 방해하는 자, 민생을 외면하는 자, 그자가 진짜 범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 경제 3법 처리 당부에 與 “원안 처리 가능성 커”
문 대통령은 경제 3법 등에 대해서도 야당에 법안 처리 협조를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공정경제 3법의 처리에 협력해주고 경찰법과 국가정보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도 입법으로 결실을 맺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27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이제 입법의 시간”이라며 “당면 과제 첫째는 (공수처 설치 같은)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경제 3법 등 개혁 입법을 잘 처리하는 것”이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 3법에 대한 입법 보완을 당부해온 재계와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도 경제 3법의 원안 통과를 강행할 움직임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재계와 ‘경제 3법 공개토론회’를 여는 등 경제 3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폭넓은 의견 청취를 하겠다”며 이번 주 중견기업협회와 벤처기업협회 등과도 연달아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재계가 문제 삼는 조항들이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