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 미 대사관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언론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이브라힘 모하메도 솔리 몰디브 대통령 및 압둘라 샤히드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이 같이 밝혔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대사관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 1966년 수교한 이후 54년 만이다. 지금까진 스리랑카 주재 미 대사를 통해 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양과 중국, 인도 등 외세의 영향을 받아왔다. 지난 2013년엔 친(親)중국 성향의 압둘러 야민 전 대통령이 중국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프라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수억 달러를 빌렸다. 전문가들은 이를 빌미로 중국에 휘둘릴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다만 현 정권은 중국과의 외교 균형 재조정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번 대사관 설치 결정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미국의 전략에서 몰디브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샤히드 장관도 “미국과 몰디브의 강력한 협력 관계가 태평양 안보 증진에 매우 중요하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몰디브와 같이) 작은 국가는 채무 구제를 위해 좀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몇 달 동안 몰디브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9월엔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외교, 군사적 관계 강화 외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몰디브는 해수면 상승으로 오는 2100년까지 대다수의 섬이 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