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의 구매력과 사회적 영향력, 파급력이 급상승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대표적 특징은 바로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자칫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무임승차가 빈번한 팀 과제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개인과제를 선호하고, 직장에서는 수평적 관계와 사심 없는 공정한 평가를, 가사노동도 상황에 맞춰 동등하게 나누는 것을 선호한다.
공정성에 대한 이들의 옹호와 신뢰는 소비 성향에까지 영향을 미쳐 윤리적 소비를 실천함으로써 이른바 ‘가치소비’라는 사회적 현상에 기여하고 있다. 소비 활동을 통해 신념과 소신을 드러내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공정하지 못한 기업과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SNS 불매 운동에 참여해 대응하고, 조금 비싸거나 번거롭더라도 가치소비,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업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지원한다.
윤리적 소비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와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가치소비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뭘까.
닥터디퍼런트 ‘I’m Different’ 캠페인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디퍼런트(Dr.Different)’은 브랜드 모델인 엄정화, 오윤아, 안현모, 이규형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 #아임디퍼런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나를 가꾸고 세상도 아름답게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해당 캠페인은 구매 금액의 일부를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브랜드가 정한 기부처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다수 기부 캠페인과 달리 닥터디퍼런트는 기부처를 선택하는 과정에도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식 온라인몰의 제품 구매 단계에서 가정위탁 아동 후원, 자폐성 장애인 후원, 아동&청소년 꿈 후원, 소방 복지 후원, 동물 복지 후원 등 총 5개의 각기 다른 후원처 중 본인이 원하는 기부처를 선택하면, 선택한 곳으로 구매 금액의 일부가 기부된다. 이러한 닥터디퍼런트의 활동은 제품 구매가 곧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간편한 시스템과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후원하고 싶은 곳을 직접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는 참여형 활동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참여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브랜드 측은 밝혔다.
▶ 한글 프린트 티셔츠로 세계 암 환자를 돕는 ‘랄프로렌’
랄프로렌 핑크 포니 캠페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은 지난 2000년부터 암 극복을 위해 검진, 초기 진단, 치료 및 교육과 같은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핑크 포니(Pink Pony)’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올해 캠페인에는 핑크 포니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보스턴 대학의 연구 센터장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아이브람X켄디 박사, 성 교육자인 에리카 하트, 한국의 배우이자 가수인 크리스탈, 중국 싱어송라이터인 G.E.M 등 업계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핑크 컬러의 'Live/Love' 티셔츠는 수익의 100%를 각 나라에 연계된 국제 암 자선단체에 기부되며, 올해 컬렉션의 핵심 구성인 20여개국의 언어로 프린트된 '사랑' 티셔츠 및 모든 핑크 포니 컬렉션 제품 판매가의 25%는 전 세계 암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은 핑크 포니는 암 치료의 불평등을 좁히고 치료 가능한 단계에서 모든 사람이 양질의 치료를 신속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브랜드 측은 전했다.
이케아 바이백 캠페인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최근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바이백(buy-back)’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백은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이케아에 되팔면, 이를 이케아가 수선해 다른 사람에게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중고 가구는 약간의 수리를 거쳐 전시 상품을 판매했던 알뜰 코너에서 할인가로 판매한다. 또한, PET병에서 추출한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커튼과 재활용 목재에 재활용 PET병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호일로 표면 코팅한 서랍판 등의 지속가능성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전기차를 이용한 가구 배송 서비스, 도심형 농장 `이케아 파르마레` 등 지구 환경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업체 측은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