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위대하다. 신은 가장 위대하다.”
29일(현지 시간) 오전 9시경.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 내 노트르담 성당. 한 남성이 이렇게 외치며 손에 든 흉기를 성당 내 사람들에게 거세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한 여성이 참수되면서 현장은 지옥으로 변했다.
프랑스에서 또 다시 참수 테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 수업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16일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당한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 사건이 발생한지 2주 만에 유사 테러가 발생하면서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테러 용의자는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의 총에 맞고 쓰러진 후 검거됐다. 경찰은 해당 지역을 즉각 봉쇄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피해 여성 1명은 프랑스 교사 파티 씨처럼 참수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고 전했다.
국립 반테러검찰청(PNAT)은 체포된 용의자를 상대로 범행동기,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의 연계 가능성 등을 현재 조사 중이다. 다만 테러 용의자가 사람들을 공격하며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보아 무슬림과 연관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르피가로 등은 전했다.
니스 시내 전체는 총격과 공포에 빠졌다. 한 시민은 “2016년 7월 14일에도 니스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86명이 희생됐다”며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또 일어났다”고 밝혔다. 현장을 방문한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기자들에게 “다시 한번 이슬람 극단주의 희생자가 발생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내무부 비상회의를 열고 추가 테러 발생 억제와 니스 지역 안정화에 나섰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보고를 받자마자 사건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엘레제궁은 발표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 프랑스는 단결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독려했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6일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비판한 후 이슬람 국가 내 프랑스 제품 거부운동과 이슬람 차별 항의 시위 등 반(反) 프랑스 움직임이 확대 중이다. 이에 맞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역시 28일자 최신호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판하는 만평을 실으면서 프랑스 내 추가 테러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