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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 테러 용의자는 튀니지 출신 21세 난민…가방에 이슬람 경전

입력 | 2020-10-30 16:55:00


29일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용의자가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 21세 난민 브라힘 이브사위로 밝혀졌다. 그의 가방에서 이슬람 경전 쿠란 사본이 발견됐고 그가 범행 전후로 ‘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를 외쳐 이슬람 극단주의에 따른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러 당일 니스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군병력 확대, 테러경계 등급 상향 등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담당 검사는 이날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우사위를 용의자로 지목하며 “소지품에서 쿠란, 칼 3점, 휴대전화 2개가 발견됐다. 그가 9월 20일 이탈리아에 도착한 후 이달 9일경 프랑스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아우사위는 이날 오전 8시 29분 노트르담 대성당에 들어가 30분간 머물다가 성당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8시 57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사망자 3명 중 아침 기도를 나왔던 여성(60), 성당 남성 경비원(55)은 목에 부상을 입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피해자(44)는 흉기에 찔린 뒤 피신하던 과정에서 숨졌다. 그가 범행 전후와 체포 직후 ‘신은 위대하다’를 거듭 외쳤지만 평소 경찰에 감시받던 인물은 아니었다고 당국 측은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 대성당을 찾아 “우리는 반드시 단결해야 하며 테러와 분열의 정신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그는 테러 예방을 위해 배치하는 군병력을 기존 3000명에서 7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종교시설과 학교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곳곳에서 추가 테러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 최근 프랑스 내 교회를 공격하라고 선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계를 강화했다. 같은 날 리스 인근 리옹에서는 긴 칼로 무장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위험인물이 전차에 올라타려다가 체포됐다. 남동부 아비뇽 인근에서도 무슬림을 행인을 권총으로 위협하던 한 남성이 경찰에게 사살됐다.

세계 각국에서는 추모와 애도가 이어졌다. 다음달 3일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는 모두 트위터를 통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테러를 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을 ‘이슬람 혐오주의자’라고 비판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물론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 등 주요 이슬람권 국가도 잇따라 애도에 동참했다.

반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95)는 트위터에 “무슬림은 과거 (프랑스가 저지른) 대량학살에 분노해야 한다. 프랑스인 수백만 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테러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트위터 측은 “폭력을 미화했다”며 이 글을 삭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