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승무원 방사선 피폭량 예측… 국내 연구원이 측정모델 개발 성공 NASA 시스템보다 정확도 높아 우주선 화재 발생과 진압 연구, 내년 위성 쏘아 연소 실험하기로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우주과학, 우주산업 창출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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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전에 도움 주는 우주과학 연구 필요
특정 노선과 시간에 운항하는 항공기 탑승 승객과 승무원에게 노출되는 우주방사선량을 확인할 수 있는 SAFE는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우주방사선 예측 모델 ‘CARI-6’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NAIRAS’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시스템이 예측한 방사선량과 실제 측정값의 오차범위가 최대 40%에 달한다는 점이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2013년부터 독자 우주방사선 예측 모델 ‘KREAM’ 개발에 착수해 시험버전을 완성했다. 올해 상반기 KREAM의 예측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와 30회가량 실제 우주방사선을 측정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KREAM의 예측치와 실제 측정치의 오차범위가 10%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제주 신화월드에서 열린 한국우주과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황 연구원이 개발한 KREAM은 은하에서 오는 은하우주방사선 예측과 태양 입자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먼저 입력하고 우주와 대기의 경계인 고도 100km에 들어오는 양성자와 중성자 등 각 입자의 에너지를 추적한다. 여기에 대기 환경 모델을 적용해 항공기가 운항하는 고도인 10km에서의 입자별 에너지를 예측하고 이를 방사선량으로 계산한 뒤 유효 방사선량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거친다.
황 연구원은 “미국 FAA나 나사가 개발한 예측 모델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보다 자체 개발해 업데이트와 유지 보수가 가능한 예측 모델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우주방사선뿐만 아니라 우주쓰레기 등 우주환경을 연구하는 우주과학은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환경 속 과학’ 연구로 우주탐사 선도
박설현 조선대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초소형 위성을 이용해 미세중력 환경에서 연소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국내에선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교수는 내년 4월 러시아의 소유스 로켓에 초소형 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아 올려 연소 실험을 추진하는 계획을 이번 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미국과 유럽이 유인 달 탐사와 유인 화성 탐사에 적극 착수한 가운데 우주환경에서의 화재는 우주인들의 안전과 직결된다. 박 교수는 “무중력 환경에 놓이는 우주선에는 지구 대기와 달리 산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우주환경에서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확산하는지 분석하고 효율적인 화재 진압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기혁 회장은 “미국 유럽 등은 오래전부터 우주 탐사에 필요한 극한 환경 반도체 소재 연구나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유전자 조작을 통한 채소 재배 실험 등 우주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제 유인 달 탐사와 화성 탐사에 참여하기 위한 과학 연구와 산업 활동을 통해 새로운 우주산업 창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