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안철수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선거 838억 비용 다 내라”

입력 | 2020-11-02 10:10: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를 거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범죄자가 셀프 재판해서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꼴”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 원 전액을 민주당에서 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래 속에 머리만 파묻으면 자기가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덩치는 크지만 머리는 나쁜 타조처럼 책임을 안 지려고 당원 속에 숨었다”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정말 눈곱만큼의 양심도 부끄러움도 없다”며 “단언컨대 오늘로서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 체제하의 공당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는다.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하고, 자신들이야 말로 진짜 적폐세력이라고 커밍아웃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여권에서 해괴망측한 후보가 난무 한다. 후보를 내서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책임정치라니.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며 “정말 책임이 무엇인지 몰라서 하는 소린가. 책임진다는 것은 정해진 죗값을 치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민주당한 행태는 뻔뻔함, 파렴치, 후안무치라는 단어가 아니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만약 민주당이 내년 보궐선거 공천을 한다면, 그것은 이념과 진영의 구태 정치에 갇혀 허우적대는, 한국 정치에 그나마 남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와 양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안 대표는 “한국 정치를 더 떨어질 곳도 없는 막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다”라며 “내년 보궐선거를 미래의 정책 비전 대결이 아닌 성폭력당 심판선거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현 대통령이 당 대표 때 개혁 세력을 자처하며 국민 앞에 선언했던 약속, 홀로 고귀한 척하며 다른 당이 지키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요구했던 내용,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이용했던 선한 척했던 이미지를 당선된 후에는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한다면 차라리 당헌을 통째로 폐기하고 무당헌·무법 정당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정체성이 비리적폐 옹호당, 성인지 감수성 제로 정당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게 국민 앞의 솔직한 태도 아니겠나”라며 보궐선거 비용 전액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안 대표는 “민주당 때문에 써야 하는 국민 혈세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 정도 부담은 감수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나. 또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두 사람의 성범죄에 대해 광화문광장에서 석고대죄 해야 한다. 민주당 공천 받아 나오겠다는 예비 후보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들의 마음을 찢어놓은 데 대해 최소한의 사죄라도 하는 것이 책임 정치 약속 정치의 부합하는 것 아니겠나.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죄가 먼저”라며 “이번 기회에 당선자의 중대범죄로 인한 재보궐 선거의 경우, 원인 제공 정당의 공직후보 추천을 법률로 원천 봉쇄해야 한다. 정당의 당헌이 아니라 공직선거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서 공천에 대한 정당의 책임을 강화하는 책임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고, 언제 범죄를 저질렀냐는 식의 안면몰수 정치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오히려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약육강식의 무법천지가 되고 우리의 미래는 절망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민주당은 내년 4월 보궐선거에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헌 개정 및 공천을 실시할지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에서 86%가 공천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현행 당헌 규정에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다는 방식으로 당헌 개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