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선 가운데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마음을 다 비웠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일 재수감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서울 강남구 자택을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서면서 별도의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측근들은 이날도 이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80세인 이 전 대통령은 기관지 확장증 등 건강 문제로 겨울철 수감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당뇨, 수면과 관련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자택을 방문한 측근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내 걱정 하지 마라.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착잡하다. (이 전 대통령에게)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 전 대통령도 ‘잘 버티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면과 같은) 그런 말씀은 일체 없었다”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은 지난달 29일 자택 방문 당시에도 사면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판결 직후 바로 언급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이 전 대통령도 기대하지 않고 담담하게 있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법적으로 판단을 했다면 이번 재판은 당연히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재판해야 하지만 정치 재판은 표적을 정해 놓고 하는 재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나라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 밖에 있는 사람들,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역할을 잘 해달라고 부탁하셨다”며 “본인과 관련해서는 ‘나는 구속되지만 진실은 구속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수감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처음에는 여러 사람들에 대해 원망도 많고 마음도 상하고, 그래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많이 해쳤는데 지금은 마음을 다 비웠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라며 “우리는 잘못 모셔서 죄송하다, 이런 불의한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다, 빠른 시일 안에 바로 잡혀질 것이다, 그때까지 꿋꿋하게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