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울산시 남구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15시간 40여분 만인 9일 오후 3시경에야 완전히 진압됐다. 이 화재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소방대원 1명을 포함하여 93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30~33층 등 고층의 경우 대부분 집이 전소해 물적 피해액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처럼 초고층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특히 커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고층 화재 진화에 효과적인 90m 이상의 고가굴절소방차량 도입 요구도 그 중 하나다.
울산시 소방 당국이 보유한 소방차량 중 최고 작업 높이는, 52m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 졌다. 지난 화재당시 33층 주상복합건물 화재 진압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 부산에서 보유중인 70m급의 고가차량을 투입하느라 시간이 지체돼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약 4692개, 그 중 아파트가 약 3835개인 상황에서 최대 23층까지 대응이 가능한 70m급도 이를 대응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된 지적이다.
고가굴절 소방차량 전문기업 (주)윈어스알엔에이 관계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소방용 고가굴절사다리 차량은 112m 급까지 생산이 되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도 이미 태국은 90m 이상 고가굴절사다리 차량을 17대 이상, 중국은 78m, 90m, 100m 이상 급을 108대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층 이상 건물이 많은 국내 실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90m급 이상이 되어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90m급 이상 도입 시 30층 이상 건물 화재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고, 바스켓의 방수포에서 분당 약 3500ℓ 방사로 고층건물 화재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초고층 건물의 대형화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90m 이상 고가굴절 소방 차량 도입 외에도 도로교통법을 포함해 관련 법규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