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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일 美 대선, 불확실성 해소-확산 갈림길에 선 슈퍼파워

입력 | 2020-11-03 00:00:00


미국 대통령선거가 오늘 실시된다. 여느 선거라면 한국 시간으로 내일 오후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테지만 이번 선거는 예측을 불허한다. 상당수 여론조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지만,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격차를 좁히고 있다. 기록적 사전투표로 개표 지연이 예상되는 데다 어느 한쪽이 낙승을 거두지 않는 한 선거 불복과 소송전, 소요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미 대선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어떤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하는 선거다. 4년 전 여론조사 예측을 뒤엎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라는 전통적 대외정책을 국익 최우선의 일방주의로 수정했다. 국내적으로도 이민자 배척과 인종주의적 성향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대응 논란과 함께 더욱 두드러진 ‘아메리카 퍼스트’ 노선이 한층 가속화될 것인지, 4년의 일탈로 끝날 것인지 기로에 섰다.

모든 국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기적 존재이고 세계의 리더 국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한다 해도 미국 우선주의는 단지 속도의 문제일 뿐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패권 도전국의 부상과 국내적 극한분열이라는 안팎의 거센 도전 속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의 행보는 그 방식과 태도에서 일방주의적 속도전이냐, 다자주의적 장기전이냐로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미 대선 결과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누가 당선되든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이나 한미일 3각 연대 강화는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고, 미중 갈등 사이에 낀 한국의 딜레마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미관계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연장되면 방위비 분담금 같은 동맹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에선 그나마 숨을 고를 수 있을지 모른다. 대북정책에선 뚜렷한 접근법 차이만큼이나 또 다른 ‘외교 쇼’ 연출이냐, 비핵화와 인권의 결합이냐로 한국 정부를 고민에 빠뜨릴 것이다.

민주주의는 으레 시끄럽고 어지럽기 마련이다.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그런 혼란 속에서도 50개 주의 거대 연합체 미국은 늘 새로운 도약의 길을 찾아냈다. 미국을 세계의 선도 국가로 우뚝 세운 민주주의의 힘이다. 오늘 선거로 미국, 나아가 전 세계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금세 걷히지 않을 수 있다. 치밀한 대차대조표 아래 어떤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