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마지막 유세 총력전
미국 대선 전날인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마지막 유세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4개 경합주를 누볐고 지지율에서 앞선 바이든 후보는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등 2개 주를 집중 공략했다.
○ 트럼프 “바이든은 부패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론조사는 가짜이며 진짜 여론조사에서는 우리가 좋다.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당신의 투표로 세금과 규제를 삭감하고 더 많은 제품에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표시가 찍히도록 할 것”이라며 “나가서 투표하라”고 외쳤다. 여론조사에서 밀렸지만 대선에서는 승리했던 4년 전 상황을 재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은 부패했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바이든을 감옥에 가두라”며 호응했다. 이들은 4년 전에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목하며 ‘감옥에 가두자’는 구호로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줄곧 비판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을 해고하라는 일부 지지자의 외침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라”고 답해 대선 직후 파우치 소장을 해임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인 3일 오전 버지니아주의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방문한 뒤 이날 밤 백악관에 머무르며 약 400명의 지지자와 모임을 갖는다.
○ 바이든 “트럼프는 실패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며 “트럼프의 트윗, 분노, 혐오, 실패, 무책임은 끝났다. 미 전역에 증오의 불길을 부채질한 대통령을 끝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인단 18명이 걸린 오하이오에서는 한동안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바이든이 이곳 표심을 잡기 위해 막판 유세지로 골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는 레이디 가가, 존 레전드 등 유명 가수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피츠버그대에 레이디 가가와 나타난 바이든은 “이제 그가 연설하고 나는 노래할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레이디 가가 역시 “흥미진진한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측은 대면 유세에 치중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지지자들이 차량을 몰고 유세장에 오는 ‘드라이브인’ 방식을 고수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우치 소장 해임 가능성 발언을 비판하며 “나를 뽑으면 파우치를 고용하고 트럼프를 자르겠다. 트럼프는 바이러스에 항복하고 백기를 흔들었다”고 받아쳤다.
임보미 bom@donga.com·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