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개표 앞둔 美, 긴장 고조
유명 팝스타 동원… 유세장에 뜬 릴 펌프-레이디 가가 3일(현지 시간) 빨간 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이 중북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의 마지막 유세 도중 라틴계 래퍼 릴 펌프를 단상으로 불러냈다. 하루 전 마스크를 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 오른쪽)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세에서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와 손을 맞잡고 있다. 그랜드래피즈·피츠버그=AP 뉴시스
○ 양측 지지자 유혈충돌 우려 고조
CNN 등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들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을 이끌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인근에서 차량 유세를 하던 중 유세를 막으려는 민주당 지지자 및 일부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했다. 이들은 빈 차량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이날 텍사스, 캘리포니아주 등 곳곳에서 트럼프 지지자와 지역 주민, 반트럼프 유권자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뉴욕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마리오 쿠오모 다리 등 주요 다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여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캘리포니아 북부 마린시티에도 1000여 명의 트럼프 지지자가 차량 200∼300대를 몰고 들어와 주민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 및 욕설을 했다. 한 주민은 “흑인을 겨냥한 위협적 행동이었다. 테러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중부 캔자스주의 한 남성은 집 앞에 꽂아놨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3명에게 총을 발사했다. 이 총격으로 1명이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2명도 치료를 받고 있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일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주방위군 1000명에게 대기 명령을 내렸다. 텍사스, 워싱턴, 오리건주 등도 주방위군을 대기시키기로 했다.
○ 트럼프, 폭동진압법 발령해 시위 진압 가능성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해도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대통령 권한을 유지하는 만큼 그가 ‘폭동진압법’을 발동시켜 시위 현장에 연방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때 양측 지지자의 대립이 더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언론 보도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당일인 3일 저녁 실제 결과에 관계없이 조기 승리 선언을 하고, 이후 결과에서 그가 패하면 양측 지지자의 충돌은 격해질 수 있다. 바이든 캠프 또한 트럼프 측과 마찬가지로 선거 당일 승리 선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민간 선거전문단체 ‘미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9965만 명 중 당적 분류가 가능한 20개 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민주당 지지자가 45.0%로 공화당 지지자(30.5%)를 앞섰다. 이를 역전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려면 3일 현장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중 공화당 지지자가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3개 주에서 모두 60%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 바이든 측 계산이다.
워싱턴·매클린=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