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미국 대통령 당선자 따라 방미 시기 달라져"
4일 오전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방미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연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년 1월 이후로 방미 시기가 점쳐지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 대선 상황을 지켜보며 스가 총리의 첫 방미 시기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9월 내각을 출범한 스가 총리에게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과 관계 구축은 최대 외교 과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일 이후에도 선거 결과 판명에 따라 승리 선언이 언제 이뤄질지 명확하지 않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상황도 대면 외교의 벽이 될 수 있다.
당선자가 확정되더라도 소송 등의 변수로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역대 일본 총리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서 축하를 서둘렀으나, 이번에는 현지 정세를 신중히 지켜보며 전화 등으로 방미 시기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닛케이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따라 방미 시기가 달라진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연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스가 총리는 G7 정상회의 전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는 방향으로 조정을 진행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 국무부가 다시 외교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정식 취임 전 비공식 회담에는 응하지 않는 관례를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20일 취임식 후 방미 시기를 조율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3일 스가 총리가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자와 회담하기 위해 내년 1월 방미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어느 쪽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스가 총리의 조기 방미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대부분 미국 대통령이 1월 취임한 후 늦어도 5월까지는 방미해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 대통령이 국가 정상들과 순차적으로 회담하는 차례에 따라 우선순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조기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동맹의 견고함을 세계에 보여줄 생각이다.
스가 총리의 전임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7년 2월 10일 새롭게 대통령이 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식 회담을 가졌다. 당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이어 두 번째였다.
특히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식 취임 전인 2016년 11월 미국 트럼프 타워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례적인 취임 전 회담이었다. 이후 2017년 2월 정상회담 후 “미일 안보조역 제 5조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적용된다”고 명기한 공동 성명을 내 중국을 견제했다. 센카쿠 열도는 중일 영토분쟁 지역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의 밀원 관계는 북한, 러시아 등과의 외교 교섭에서 지랫대가 됐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09년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당시 총리가 방미해 2월 24일 회담했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은 대부분 아시아에서는 일본 정상과 첫 회담을 가졌으나, 2001년 부시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 일본보다 먼저 회담했다고 신문은 주목했다. 김 전 대통령은 3월 7일 부시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