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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솔직히 이겼다” vs 바이든 “아직 안 끝났다…기다릴 것”

입력 | 2020-11-04 16:24: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우리는 이 선거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고, 솔직히 이겼다”면서 사실상 2020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2시 20분경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 나와 “지지를 보내준 미국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라며 “저희는 오늘 굉장히 훌륭한 결과를 봤고, 아름다운 성공을 자축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그룹이 미국민들의 투표를 안 좋은 방향으로 가게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로 분류되는 플로리다, 조지아, 펜실베니아 등 대선 승리를 좌우할 수 있는 지역들의 개표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플로리다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 승리했고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승리가 명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대가 따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언론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언론을 보면 앵커들이 (투표 결과 등) 명확한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금 법정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미국 언론들은 나중에 결과가 나오는 우편투표 등 변수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도 이겼는데 반영되지 않고 있다. 텍사스 주지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에게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고 불쾌해했다.
 
아울러 “이 결과가 지금 확정돼 발표되지 않은 것은 굉장히 망신거리다. 사실 우리는 이긴 것이 맞다. 이런 상황 자체가 굉장히 민망하다”면서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난 뒤에 나중에 반영되지 않은 투표를 뒤늦게 반영하고 벌어지는 것을 막을 것이다”면서 “우리는 사실상 이겼다. 지지를 보내준 여러분에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을 열기 2시간 전, 깜짝 회견을 열어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 개표 결과를 기다리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위가 점쳐지자 나서서 지지자들을 독려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 30분경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금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우리가 승리의 궤도에 올랐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다”라며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는 끝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례 없는 조기투표와 우편투표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우리는 모든 개표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계속 믿어보자.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금 이 선거를 누가 이기는지 선언하는 건 나나 트럼프가 할 일이 아니다. 그건 미국인의 결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을 견제했다.

그러면서 “이미 애리조나를 이겼다고 보고 미네소타도 성적이 좋다. 조지아는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다”며 “위스콘신, 미시간에서도 낙관하고 있다. 집계가 다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펜실베이니아도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가 대승했지만,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개표가 끝난 후에는 표를 던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투표 종료 시점 이후에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개표에 반영하겠다는 일부 주의 결정을 비판한 것이다.

현재 상황에 경합주 우세 지역까지 반영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총 29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당선 기준인 270명을 뛰어넘는다. 다만 올해 미국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우편투표 마감기한을 대선 후까지 연장한 지역이 많아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