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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헬스장서 시작된 집단감염…샤워실 공동 사용

입력 | 2020-11-04 20:03:00


3일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세 자릿수를 넘어섰다. 가족이나 지인 사이의 소규모 모임, 직장 같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방역당국이 조기 차단에 애를 먹고 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8명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10월 29일~11월 4일) 사이 하루 평균 11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날도 7일 중 5일에 달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현재와 같은 증가 추이가 계속 이어진다면 국내 환자 발생이 두 자릿수 이하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루 평균 100명 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의 한 헬스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지인 모임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직원인 A 씨가 지난달 27일 첫 확진 판정을 받았고 식사 모임을 통해 지인인 B 씨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B 씨는 다시 구로구의 다른 헬스장에 다니면서 ‘헬스장 간 감염’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관련 확진자만 39명이다. 확진자 중 강남구 헬스장(6명)과 구로구 헬스장(10명) 이용자는 16명이고 나머지 23명은 헬스장 직원과 확진자의 가족, 지인 등이다. 헬스장 이용객과 확진자와 접촉이 의심되는 494명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역학조사 결과, 헬스장 두 곳 모두 지하 1층에 있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구조였다. 이용자들이 운동 중에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격한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운동기구, 샤워실, 탈의실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두 헬스장을 찾은 80명이 자가 격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청을 기자실을 이용한 방송사 직원 1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청사 일부를 임시 폐쇄하고 출입기자와 시청 직원 등 270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는 3일 기자실로 출근했지만 전날 있은 ‘2021년 서울시 예산안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병원과 요양병원, 노인보호시설 등에서도 집단감염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서는 확진자와 접촉한 3명이 추가 감염됐다. 병원 환자와 간병인으로 모두 성남시에 산다. 안양시에 있는 노인보호시설 ‘어르신세상 주간보호센터’에서도 8명의 확진자가 더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군포시 남천병원에서 시작된 지역 n차 감염으로 누적 확진자만 70명에 이른다.

부산 온요양병원에서 격리 중이던 입원 환자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해뜨락 요양병원에서는 격리 중이던 환자 2명은 사망했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는 모두 8명으로 늘었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성남=이경진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