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책 비판 이후 상장 이틀앞 제동
뉴욕증시 알리바바 주가 8% 폭락
오너-中공산당 리스크 부각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는 3일 밤(현지 시간) 공고문을 내고 5일로 예정된 앤트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중국 1위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앞세운 앤트그룹은 두 증시에서 총 34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기존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인 아람코(294억 달러)를 능가하는 규모였다.
지난달 24일 상하이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 마윈이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제로(0)’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 금융당국의 안정 지향적 정책을 비판한 뒤에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달 3일 마윈을 소환한 뒤 인터넷 대출회사를 대상으로 △고객 1명에게 최대 30만 위안 이상, 연봉의 3분의 1 초과 대출 금지 △등록된 성(省) 밖에서 영업금지 등의 규제 철퇴를 내렸다.
이번 사건으로 앤트그룹이 직면한 ‘오너 리스크’와 ‘중국 공산당 리스크’도 부각됐다. 마윈이 2018년 9월 은퇴 선언을 했을 때도 정치권 외압설이 제기됐다. 앤트그룹이 중국 1위 핀테크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시 상장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사무소장은 “앤트그룹은 6개월 이내 재상장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열된 분위기가 진정되고 공모가가 낮아지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