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선수로 치면 집권 초반은 한라급(90.1kg 이상), 8년이 지난 지금은 백두급(140kg 이하)에 가깝다. 이만기가 한라급, 강호동이 백두급이었다. 체형을 보면 근육량이 많은 씨름 선수보다는 일본 스모 선수와 비슷하다. 스모 선수들의 평균 몸무게는 150kg. 공복에 운동하고 1만 Cal를 폭식한 후 바로 자는 방법으로 늘린 체중이다.
▷김정은의 급격한 체중 증가에 대해 정보당국 관계자는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폭음 폭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이 먹어서 찔 수도 있지만 건강하지 않아서 살찌는 증세가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교수). 140kg이면 한국 평균 체중(77.3kg)인 남성이 60kg짜리 쌀가마니를 하루 종일 지고 다니는 것만큼 관절과 허리에 무리를 준다. “그 정도 체중이면 입 안쪽과 혀에도 살이 쪄 기도가 좁아 반듯이 누워서 자기 힘들다. 모로 눕거나 어딘가에 기대어 앉아 잘 것”(오한진 을지대병원 교수)이란 추정도 나온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의 군 계급은 ‘원수’에서 ‘대원수’로 곧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공식 계급으로서 대원수는 프랑스와 북한에만 남아 있는데 김일성은 죽기 2년 전, 김정일은 사후에 추서됐다. 김정은은 30대 중반에 체중이나 계급이나 극한까지 올라간 셈이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폭식가에다 술과 담배도 달고 살았다. 동유럽을 소련에 팔아먹었다고 비난받는 1945년 얄타 회담의 주역인 처칠과 미소(美蘇) 정상 3명 모두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특히 영미 리더들의 병세가 좋지 않았고 이것이 회담에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이 있다. 김정은의 건강 상태는 한반도 정세를 흔들어놓을 변수다. 늘어나는 김정은 몸무게에 정보기관들의 눈이 쏠려 있는 이유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