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00명에 100억 가로채
뉴스1
‘검사 김○○’를 사칭해 5년간 300여 명으로부터 돈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중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압박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취업준비생도 포함돼 있었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위반 혐의로 보이스피싱 전문 범죄단체 조직원 93명을 붙잡고 이 중 30대 A 씨 등 26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5년 8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8개 지역에서 검찰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주로 검사를 사칭했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인 뒤 ‘돈을 안전하게 관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았다. 이들이 자주 사용한 검사 이름은 ‘김○○’였다. 또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최저 금리로 대환 대출해준다고 속여 돈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은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게 가짜 검사 명함을 문자로 보내거나 검찰청 사무실처럼 꾸며 영상통화를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 2월 전북 순창에서 거짓 수사 압박을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취업준비생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직원은 취업준비생에게 가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낸 뒤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