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출석, 사의 파동 진화
사의 접고 예결위 출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2021년도 정부 예산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 부총리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 부총리로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 사의 반려 여부도 부정하던 洪, 하루 만에 “직무 수행 최선 다하겠다”
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시작부터 홍 부총리 사의 파문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곧 떠나겠다는 사람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은들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그만두는 장관에게 질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홍 부총리 사의를 반려한 것에 대해서는 “엉성한 각본에 따른 정치쇼”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정말 진심을 담아서 사의 표명한 것인데 정치쇼라고 말한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면서도 “인사권자 뜻에 맞춰서 부총리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만류를 명분 삼아 ‘사의 표명’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홍 부총리를 자극하지 말자’는 데 뜻을 모으고 사전 통제에 나섰다. 3일 예결위 소속 민주당 보좌진의 소셜미디어 대화방에는 ‘재산세, 대주주 요건, 재정준칙에 대한 부총리 대상 질의 자제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 들끓는 민주당 “지금 당장은 못 바꾸지만…”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역시 이날 홍 부총리 사표로 표출된 당정 갈등에 대해 “그다지 갈등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한 여권 핵심 인사는 “홍 부총리가 지금 자리에 오른 것은 이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적극 천거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이 대표에게 일언반구 말도 없이 불쑥 사표를 낸 건 잘못된 처사”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예결위에서 “이 문제(사의 표명 및 반려)는 일단 종료가 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 총리는 “설령 논란이 있었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정 합의에 승복하고, 그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의미다.
청와대 역시 일단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재부 내부에서 반발이 워낙 심하다 보니 홍 부총리 입장에서 사표를 내는 액션을 취한 것”이라며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다 이해하고 특별한 발언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