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도 美대선 결과 촉각 “누가 이겨도 대응할 방안 마련”
“고마워, 삼성(Thank you, Samsung).”
2017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트위터에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자국 투자 압박의 시작이었다.
4일 국내 기업들은 3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4년 전 후폭풍이 불었듯 이번 미국 대선 결과도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은 내부적으로 이미 각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 사업적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실제 미국에 대한 투자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 SK 등은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올해 5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는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끊고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확대, 법인세 인하 기조는 한국 기업들에 긍정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삼성전자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화학 등 전통 에너지 산업도 중시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 업체에는 그의 재선이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접전 끝에 바이든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면 친환경 산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후보는 ‘2030년 말까지 50만 개 이상의 신규 공공 전기자동차 충전소 배치’ ‘5억 개의 태양열 패널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화큐셀, LG전자가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같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바이든의 친환경차 확장 정책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는 것은 부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