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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쿠바계 지지 업은 트럼프

입력 | 2020-11-05 03:00:00

[2020 미국의 선택]트럼프, 공산주의 공격 전략 주효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남부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트럼프 2020’이란 대형 천을 들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지역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는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이름이 같이 새겨진 팻말을 머리 위로 높게 치켜들었다. 잭슨빌=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 주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29명)이 걸린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승리를 발판으로 전국 지지율 약세라는 당초 전망을 뒤집고 3일 현장투표 결과에서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배경으로 약 150만 명인 플로리다 내 쿠바계 이민자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가 96% 완료된 4일 한국 시간 오후 10시 기준 플로리다에서 51.3%를 얻어 바이든 후보(47.8%)를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양 후보의 격차 3.5%포인트는 2016년 대선 당시 그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격차(1.2%포인트)보다 3배 가까이 벌어졌다.

인구 약 2150만 명의 플로리다는 백인(53.5%), 히스패닉(26.1%), 흑인(16.9%), 아시안(3.0%) 등 주민의 인종, 연령, 종교 등이 다양해 선거 결과 예측이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또 라틴계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자인 것과 달리 쿠바계 이민자는 사회주의에 반감을 느껴 공화당 지지 성향이 매우 강하다. 2018년 기준 쿠바계는 플로리다 라틴계 유권자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전체 라틴계 유권자 중 45%가 트럼프 대통령을, 53%가 바이든 후보를 뽑았다. 하지만 쿠바계 유권자는 55%가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평균보다 훨씬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공산주의 국가를 탈출해 미국에 안착한 쿠바·베네수엘라계를 집중 공략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은 공산주의자 편이다. 반면 나는 자유를 위해 정의로운 투쟁을 하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사람들과 함께한다”며 이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 역시 올해 6월부터 바이든 후보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지도자,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과 연관지은 광고를 스페인어로 제작해 내보냈다. 미 전체에서 이 광고를 가장 먼저 내보낸 지역 역시 플로리다였다.

플로리다국제대(FIU) 보고서에 따르면 플로리다 쿠바계 미국인의 71%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 정책 역시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주의에 대한 쿠바계의 높은 반감을 최대한 이용한 것이 경합주 중 최대어를 낚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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