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스콘신 재검표-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 개표중단 소송 바이든도 맞대응 태세…법정 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권에 성큼 다가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중단 및 재검표 요구 등으로 정국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후보가 현재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곳에 따라 애리조나까지 총 264명을 가져간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초반 열세를 보이던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게 된 것은 ‘방화벽’으로 여겼던 북부 경합주 ‘러스트 벨트’ 지역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승리하면서다. 펜실베이니아까지 합해 개표 중후반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였으나 바이든 후보에 유리한 우편투표가 뒤늦게 개표되면서 승기를 가져갔다.
더 나아가 바이든 후보가 뒤늦게 바짝 따라 온 조지아에 대해서도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아는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애틀랜타 등 대도시 표가 뒤늦게 열렸고 한 때 10%포인트 넘게 벌어졌던 격차는 95% 개표 현재 1%포인트(트럼프 49.9%, 바이든 48.9%)까지 좁혀졌다.
1곳의 재검표와 3곳의 개표 중단 소송으로 미 대선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나와도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보수 절대 우위가 된 연방대법관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대선을 두 달도 채 남지 시점에 작고한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던 긴즈버그 대법관 자리를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으로 급히 채운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한 것이라고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20년 전인 지난 2000년에도 미 대선은 36일 간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하는 혼란을 겪었다.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는 득표 차이가 단 537표에 불과했던 플로리다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고 수개표가 다시 진행되던 중 연방대법원이 중단 판단을 내리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고어 후보의 득표율을 48.4%로 조지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 47.9%보다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서 267 대 271명으로 밀려 낙선했다.
“미국이 더 이상 분열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던 고어 후보의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승복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엔 두 후보 간 양보 없는 싸움이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 측은 소송전에 맞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