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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몽니’, 바이든 이겨도 정국 혼란 불가피

입력 | 2020-11-05 11:10:00

트럼프, 위스콘신 재검표-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 개표중단 소송
바이든도 맞대응 태세…법정 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권에 성큼 다가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중단 및 재검표 요구 등으로 정국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후보가 현재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곳에 따라 애리조나까지 총 264명을 가져간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초반 열세를 보이던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게 된 것은 ‘방화벽’으로 여겼던 북부 경합주 ‘러스트 벨트’ 지역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승리하면서다. 펜실베이니아까지 합해 개표 중후반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였으나 바이든 후보에 유리한 우편투표가 뒤늦게 개표되면서 승기를 가져갔다.

초중반 경합주의 대부분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새벽 백악관 회견에서 때 이른 조기 승리 선언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는 위스콘신에 대해선 재검표를,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 대해선 개표 중단 소송을 요구했다.

더 나아가 바이든 후보가 뒤늦게 바짝 따라 온 조지아에 대해서도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아는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애틀랜타 등 대도시 표가 뒤늦게 열렸고 한 때 10%포인트 넘게 벌어졌던 격차는 95% 개표 현재 1%포인트(트럼프 49.9%, 바이든 48.9%)까지 좁혀졌다.

1곳의 재검표와 3곳의 개표 중단 소송으로 미 대선은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나와도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보수 절대 우위가 된 연방대법관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대선을 두 달도 채 남지 시점에 작고한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던 긴즈버그 대법관 자리를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으로 급히 채운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한 것이라고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배럿 대법관은 지난 청문회 당시 대선 관련 소송에서 회피 신청할 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었다.
20년 전인 지난 2000년에도 미 대선은 36일 간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하는 혼란을 겪었다.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는 득표 차이가 단 537표에 불과했던 플로리다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고 수개표가 다시 진행되던 중 연방대법원이 중단 판단을 내리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고어 후보의 득표율을 48.4%로 조지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 47.9%보다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서 267 대 271명으로 밀려 낙선했다.

“미국이 더 이상 분열되길 원치 않는다”고 했던 고어 후보의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승복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엔 두 후보 간 양보 없는 싸움이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 측은 소송전에 맞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