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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8년전 모친 빚 처음 알게 돼…일하고 싶지 않았다”

입력 | 2020-11-05 14:50:00

김혜수/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배우 김혜수가 ‘운명’처럼 끌렸던 영화로 돌아왔다.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솔직할 수 있었느냐가 제게 가장 큰 관건”이라고 고백한 김혜수. 그는 한때 악몽을 꿨던 자신의 경험담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는가 하면, “내가 강인한지 모르겠고 나약할 때가 더 많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백을 나눈 김혜수와 ‘내가 죽던 날’에 운명처럼 끌리게 됐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봤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주연 김혜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에서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다. 현수는 자신이 믿어왔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순간 한 소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맡아 그의 흔적을 추적해간다. 이후 그는 어딘지 모르게 자신과 닮은 소녀에게 점점 몰입하게 되고 사건 이면에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의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 ‘타짜’ ‘도둑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 뿐만 아니라 드라마 ‘하이에나’ ‘시그널’ ‘직장의 신’ 등 매 작품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시그널’에 이어 또 한 번 형사 역할에 도전, 사건 이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한 모습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리얼하게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하 김혜수와 나눈 일문일답.

-현수를 연기하며 그의 어떤 점에 가장 깊이 공감했나.

▶현수와 내 심리 상태는 비슷하지만 조금 달랐다. 그 시기 첫째 일을 할 상태도 아니었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제가 그 일(모친의 빚)을 처음 알게 된게 2012년이었다. 일을 할 정신이 아니었고, 너무 놀랐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현수에게 극 중 친구가 ‘그걸 어떻게 까먹어’라고 한다. 그래서 현수는 ‘내 인생이 멀쩡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진짜 몰랐다’고 하는데 그 얘기가 실제로 그때(2012년) 내가 했던 얘기다. 진짜 몰랐다는 말을 실제 한 적이 있었다. 영화 ‘한공주’에서도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라는 대사가 있고, 우리 영화에도 ‘모르는 것도 죄’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두 가지가 공존했던 것 같다. 그게 딱 제 마음이었다. 그때 나는 일을 할 수 없고, 정리할 것들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당시 일을 어떻게 극복했나.

▶제게도 극 중 민정이(김선영 분)와 같은 파트너가 있었다. 그 친구가 ‘3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날 믿고 가자’고 했다. 그땐 정말 일하기 싫었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그동안 내가 해온 시간을 더럽히면서 마감하지 않으리라’ 했다. 지나고 나서 그 친구에게 더 고마웠다. 그리고 나서 ‘직장의 신’ ‘관상’을 하고 그랬다. 정말로 현수처럼 일하는 동안 잊을 수가 있더라. 결과적으로는 ‘일을 하기 싫었어, 할 수 없었어’ 하지만 랬다. 괜히 내가 연예인이 돼서 가정을 파탄냈다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도 현수처럼 친구가 있었고, 무언의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고, 일이 돌파구가 돼주기도 했던 것 같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