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4/뉴스1 © News1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3일 북한 남성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남한 것과 관련해 5일 군의 부실한 경계태세가 드러났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부실한 군 경계태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어처구니없는 일이 대체 몇 번째 발생했는지 이제 손으로 꼽기도 힘든 듯하다”라고 직격했다.
김 위원장은 “평화는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출 때만 가능하다는 게 세계 역사가 주는 교훈”이라며 “군 당국은 이번 사태의 진상을 국민께 소상히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국방개혁 2.0에 대해 “원칙은 먼저 전투력을 증강해놓고 가능하겠다 싶으면 그때 병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장비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고, 병력은 점차 줄어서 비워놓고 대체 대책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표 국방개혁 2.0의 허실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주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14시간 동안 군이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라며 “탈북자였기에 망정이지, 만일 무장한 북한군이 14시간 동안 우리 지역을 활보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해당 부대는 8년 전 북한군이 문을 두드리며 귀순을 한 이른바 ‘노크 귀순’이 발생했던 부대라고 한다”라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군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가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작년 6월 ‘삼척항 목선 귀순’으로 동해안이 뚫렸고, 올해 3월에는 제주 해군기지가 민간인에게 뚫리더니, 이번에는 최전방 철책선이 ‘노크 귀순’에 이어 또 다시 허망하게 뚫린 것”이라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군 당국은 경계태세 강화를 다짐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마디로 우리 군이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고, 사후약방문조차 못 내는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만약 무장세력이 넘어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또 “이번 기회에 군 기강을 좀먹는 썩은 싹을 찾아 확실히 잘라내라”라며 “‘민관정부합동검열단’을 구성해서 민간 전문가와 함께 우리 군의 경계태세와 기강을 기본부터 제대로 세워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안헤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노크 귀순’ 사건 이후 8년 만에 안보에 구멍이 났다”라며 “군은 지난 2일부터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배회하는 주민을 포착했지만 그가 우리 측 철책을 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철조망을 넘을 때 울려야 했던 감지센서도 먹통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7시26분쯤 북한 남성 A씨가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어 월남했다. 이후 군은 14시간여 뒤인 4일 오전 9시50분쯤 A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해당 철책을 담당하는 부대는 강원도 고성군의 육군 22사단으로,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도 여기에서 발생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