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검찰청(왼쪽)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경. 2019.10.12/뉴스1 © News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고발 사건 2건이 모두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됐다. 공교롭게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을 수사했던 곳이다. 전국 최대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가장 수사력이 강한 반부패수사부가 윤 총장 부인 관련 수사에 직접 나섬으로써 앞으로 강도 높은 수사와 함께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씨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을 4일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며 주임검사로 정용환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를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은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난해 6월 중순 지명된 이후 이 회사가 주관한 행사의 후원사가 기존 4곳에서 16곳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시민단체는 후원한 기업들이 수사 및 재판 관련 편의를 위해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행사에 협찬을 제공했다며 올 9월 윤 총장 부부를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내부에선 당초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의 배당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반부패수사부 배당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배당이 늦어진 배경으로 “명확한 증거가 없이 수사에 착수해야 하니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반부패수사2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지원 중인 검사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검사들로 수사팀을 구성해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19일 윤 총장에 대한 부인 사건 2건, 장모 사건 2건, 지인 사건 1건 등 총 5건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윤 총장의 장모 관련 사건은 형사6부에서 수사 중이다. 윤 총장의 측근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수뢰 무마 의혹은 형사13부가 수사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