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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도의 뉴딜-특화산업 육성해 국가 균형발전 도모해야”

입력 | 2020-11-06 03:00:00

이시종 충북지사 인터뷰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가 9일부터 나흘간 충북 청주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박람회를 주관하는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다양한 지역뉴딜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신규 정책을 많이 발굴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도 제공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을 본보기 삼아 충북 도내 지역균형발전에 더욱 매진합시다.”

2일 오전 9시 충북도청 대회의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중단됐다가 9개월 만에 열린 직원조회에서 이시종 충북지사(73)가 꺼낸 말머리는 ‘균형발전’이었다. 이 지사는 직원들에게 “균형발전 문제를 늘 이야기하지만 현실에 부닥치면 여러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런 점을 통해 균형발전이 잠재적인 힘을 갖고 있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도내에서 마무리된 제천 자치연수원 이전과 영동 농업기술원 분원 설치를 예로 들며 “균형발전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그 가치가 경제성보다 훨씬 크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일부터 나흘간 충북 청주에서 충북도와 청주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 주관하는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가 열린다. 이 지사는 이 행사를 앞두고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의 과다한 권한과 기능을 나누고, 지역 주도의 뉴딜 추진, 지역 특화산업 육성 등을 통해 건강한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인해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열리는데….

“9월 초에 현장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온라인 개최로 바뀌었다. 올해 주제는 ‘지역균형 뉴딜’이다. 이에 걸맞게 지방자치단체마다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지역뉴딜 사업이 소개될 예정이다.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신규 정책을 많이 발굴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균형발전 뉴딜’이 되길 희망한다.”

―국가 균형발전이 왜 필요한가.

“대한민국은 인구와 기업, 일자리 등에서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인해 심각한 국토 불균형의 위기 상태이다. 수도권에서는 부동산·교통·환경 문제가 생기고 지방은 생산인구 유출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감소의 악순환이 발생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고도비만’ 상태인 수도권과 ‘영양실조’에 빠진 지방을 모두 ‘정상 체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시대적 과제이다.”

―충북도내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은….

“특별예산지원, 지역 간 소통, 기관 이전으로 이어지는 3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비청주권을 대상으로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조성한 뒤 충청내륙화고속도로와 남북종단열차 등 지역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도 산하기관의 신설이나 이전을 진행한다. 자치연수원 제천 이전이나 영동 농업기술원 분원 설립 등이 그 결과물이다.”

―충북형 뉴딜사업을 소개해 달라.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탈(脫)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뉴딜’과 ‘투자유치 뉴딜’로 나눠 2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1조5000억 원이 들어가는 SOC 뉴딜은 △우리마을 뉴딜 △시군 대표 상징사업 뉴딜 △경제활력 뉴딜 △디지털·그린·산업혁신 뉴딜 △장기 대규모 사업 조기 완공 등이다. 이를 통해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숙원사업 해결, 주민자치역량을 실현하는 일석사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투자유치 뉴딜은 민선 7기 목표인 40조 원 달성을 위한 것이다. 자원이 절대 부족한 충북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은 투자유치이다. 투자기업 보조금 확대, 외국인 투자기업 별도 투자지역 지정 및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40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5월에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했다. 어떤 효과가 기대되나.

“‘초정밀 거대 현미경’인 방사광 가속기는 원천기술 개발과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핵심 시설이다. 바이오헬스와 반도체·전자, 에너지산업, 첨단기계·부품 등 사실상 모든 산업에 활용된다. 방사광 가속기를 안은 충북은 미래 100년을 일구는 탄탄한 주춧돌을 가진 것이다.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의 보고(寶庫)로 도약하고 (청주는)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오송과 충주에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데….

“오송 제3생명과학국가산단과 충주바이오헬스국가산단이다. 총면적 8.99km²에 4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과 지원센터를 연계한 바이오·의약, 제약, 의료기기 등의 관련 기업을 유치할 것이다.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핵심 거점이자 세계적 바이오 산학협력지구로 도약시킬 것이다.”

―충북이 만든 ‘강호축(江湖軸)’이 균형발전과 일맥상통한다. 어떤 의미인가.

“2014년 처음 제안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서울∼부산을 잇는 경부축(京釜軸) 위주로 개발되면서 강호축은 발전이 더뎠다. 그동안 국토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강원∼충청∼호남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자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충북선 철도 고속화 등으로 단절된 호남∼강원 교통망을 연결한 뒤 그 기반 위에 첨단산업 육성, 백두대간 국민쉼터 조성, 남북교류협력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국가 최고계획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돼 국가 의제로 인정받았다. 경부축과 함께 국가 균형발전 양대 축으로 대한민국 균형발전 지도를 통째로 바꿔 놓을 것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