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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인 의혹사건 2건… 檢,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

입력 | 2020-11-06 03:00:00

작년 조국 자녀비리 등 수사한 곳
고강도 수사로 尹-秋 갈등 커질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고발 사건 2건이 모두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됐다.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곳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 지시로 전국에서 4곳밖에 없는 반부패수사부 중 한 곳이 윤 총장 가족을 상대로 사실상 전면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씨가 대주주인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사건을 전날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며 주임검사로 반부패수사2부 정용환 부장검사를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은 지난해 6월 중순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이 회사가 주관한 행사의 후원사가 기존 4곳에서 16곳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올 9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 부부를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헐값에 샀다가 높은 가격에 팔았다는 의혹은 형사6부가 수사하고 있는데, 이 중 한국거래소가 석연치 않은 거래 흐름을 발견해 3일 검찰에 통보한 부분만 분리해 반부패수사2부가 맡게 됐다. 또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의 할부금융 관련사인 도이치파이낸스 주식을 액면가로 매입한 경위도 반부패수사2부가 수사하도록 했다.

당초 사건의 배당을 놓고 검찰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반부패수사부 배당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배당이 늦어진 배경으로 “명확한 증거가 없이 수사에 착수해야 하니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 부장검사를 포함해 총 7명의 검사로 구성된 반부패수사2부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지원 중인 검사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검사들로 수사팀을 구성해 배당된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다.

반부패수사부 배당이라는 강수가 향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 축소로 현재 전국의 반부패수사부는 서울(2곳)과 대구, 광주 등 총 4곳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68)의 횡령 및 법인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특정 정치 집단이 특정 개인을 상대로 대거 고발한 건을 반부패수사부에서 수사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19일 김 씨 사건 2건, 장모 사건 2건, 측근 사건 1건 등 총 5건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윤 총장의 장모와 측근 관련 사건은 형사부가 수사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