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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결론 대법원서 날 수도”…사실상 불복 시사

입력 | 2020-11-06 08:49:00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패색이 짙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부패가 이번 선거 결과를 훔쳐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백악관 브래디 언론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으로 모든 것이 인정되면 쉽게 승리하겠지만, 불법적이라면 다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인디애나, 오하이오 등 여러 지역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면서도 “예상 전망치를 빗나간 곳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심한 여론 조사때문에 상황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 이번 선거처럼 여론 조사가 악용된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론 조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이어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보다 5%포인트 앞서가 큰 승리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여론 조사를 보면 내가 한참 지고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면서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큰 표차로 이겼다”고 했다.

또 “4%포인트로 오하이오에서 이기고 있기도 했다”면서 “워싱턴포스트는 한때 바이든이 17%포인트로 앞서갔다는데 당시 내가 이기고 있던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참관인에 관련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법적으로 허용돼야 할 참관인들이 여러 선거사무소에서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각 선거사무소에 참관인들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아 투표와 개표 과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굉장히 부패한 시스템”이라고 독설했다.

뒤늦게 우편 투표들이 발견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큰 표차로 이기고 있었고 여전히 이기고 있지만, 뒤늦게 법적으로 잘못된 표(우편투표)가 반영되면서 표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투표시간이 마감된 후 들어온 투표들이 더해지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보지 못하게 해 상대방 측이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법적으로 증명된 투표만 개표에 반영됐으면 한다. 우리는 증거가 정말 많다”면서 “미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다. 최대한 빨리 모든 게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보수 절대 우위 구도인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대선 개표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모든 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소송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전날 미시간과 조지아에 제기한 소송은 1심에서 잇따라 기각됐다. 펜실베이니아 법원은 더 가까이서 참관하도록 해달라는 요구만 허락했다. 단, 개표 중단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매직 넘버’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했다. 미 대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차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선거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남은 경합 지역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등 4곳으로 압축됐다. 바이든 후보는 이 중 한 주만 가져가도 270명에 도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4개 주에서 모두 이겨야 270명을 넘길 수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