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 © 뉴스1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패색이 짙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미국의 대다수 주요 방송사들이 끝까지 중계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발언에 그릇된 주장이 많이 담겼다는 이유에서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의 “거짓 주장이 계속되자 어느 순간에 ABC와 CBS, NBC가 중계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MSNBC와 CNBC도 대통령 기자회견의 앞부분만 중계했다. 반면, CNN과 폭스뉴스는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 전체를 보도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수분 뒤에 MSNBC의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와 애리 멜버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실시간 ‘팩트 체크’를 했고, 멜버는 애리조나 주 국무장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는데, 요점을 전달해 드릴 예정”이라면서 경합주 개표 상황을 우선 전했다.
NBC의 레슬러 홀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발언을 지켜보고 있는데, 여기서 중단해야 할 것 같다. 대통령이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생각을 전하는 등 많은 거짓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CNN의 제이크 태퍼는 “미국으로선 참으로 슬픈 밤”이라며 이 상황이 “추하고(ugly) 애처롭다(pathetic)”고 말했다.
CNN의 유명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저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다. 저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다. 우리는, 자신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발버둥치는 뚱뚱한 거북이를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 우편투표 용지가 보내졌으며, 본인 확인 절차도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투표 시간이 마감된 뒤에 들어온 표 때문에 격차가 좁혀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공화당 측 참관인들이 개표 과정에서 제외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으며, 선거일 투표 마감시간까지만 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예상했던 여론조사 탓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심한 여론조사 때문에 상황이 잘못 흘러갔다”며 “이번 선거만큼 여론조사가 악용된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