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2심도 "킹크랩 시연회 있었다" "드루킹 진술, 오락가락 믿기 어려워" 온라인정보보고 등 토대로 공모 인정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받았던 ‘온라인정보보고’가 댓글조작 공모 유죄에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이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2016년 11월9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고, 김 지사도 킹크랩 개발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댓글조작 범행에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애초 김씨는 2016년 10월10일 작성한 ‘둘째주 지정학 보고서’를 김 지사에게 보냈다. 여기에는 2012년 새누리당 댓글기계에 대한 설명이 첨부됐었다. 이후 김씨는 이를 ‘온라인정보보고’ 형태로 만들어 김 지사에게 보냈다.
특히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던 2016년 11월9일 브리핑에 사용된 ‘201611 온라인정보보고’ 중에는 ‘4.KingCrab<극비>’라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여기에는 킹크랩의 기능, 개발 현황, 최종 목표 성능치 등을 자세히 소개한 내용이 기재됐다.
또 2016년 12월28일 김 지사에게 전송된 온라인정보보고에는 ‘킹크랩 완성도 98%’라는 내용이 기재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6년 11월25일자 온라인정보보고 등의 주된 내용도 대부분 댓글 조직과 댓글 작업 관련이었다.
온라인정보보고는 김씨가 김 지사에게 보안 메신저를 통해 전송했다. 김 지사는 김씨와의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을 1일로 재설정했고, 김씨와 사이가 틀어진 후 채팅방을 나가 현재는 전송 내역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특검이 확보한 경공모 내 남아있던 자료가 결국 김 지사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는 김씨가 박씨에게 받은 댓글 작업 정리 기사 목록을 김 지사에게 전달한 기사 URL도 담겨 있었다. 이렇게 전달된 기사 URL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총 8만 건이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는 하루에 500건씩 전송됐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 등이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에게 돈을 줬다’고 허위진술한 점을 언급하며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남아있는 온라인정보보고와 기사 URL 등을 토대로 “김 지사는 킹크랩 운용 현황 등이 기재된 온라인정보보고를 김씨에게 전송받고, 매일의 댓글 작업 결과, 작업량 등을 기재한 기사 목록을 전송받았다”고 언급했다.
또 김씨가 작성한 옥중노트 속 기재 내용과 킹크랩 개발자 ‘둘리’ 우모씨가 사용한 시연회 당일 로그기록 등을 종합해 당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고, 김 지사는 이같은 범행에 공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1심도 “김 지사가 김씨로부터 주기적으로 온라인정보보고를 받아 댓글작업 활동을 지속하게 범행 의지를 강화해주고, 1년6개월 동안 매일 작업이 이뤄진 기사 URL을 받아 확인해 댓글 작업을 지시하거나 분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 역시 “김 지사와 김씨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며 “김 지사는 온라인정보보고를 받고, 댓글 기사 목록을 봤다. 킹크랩 시연을 본 이상 그것은 김 지사 묵인 하에 그런 일이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