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분 만에 ‘컷’…美 주요 방송사, 트럼프 회견 생중계 중단

입력 | 2020-11-06 17:35:00


미국 주요 방송사가 5일(현지 시간) 선거 부정 및 조작설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를 일제히 중단했다. 대통령이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근거 없는 주장을 편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ABC, CBS, NBC, MSNBC방송 등은 오후 6시 45분경 시작된 대통령의 기자회견 수 분 만에 중계를 끊고 그의 허위 주장을 정정했다. 특히 MSNBC는 불과 35초 만에 중계를 중단했다. 당시 브라이언 윌리엄스 앵커는 “또다시 미 대통령의 발언 중간에서 이를 바로잡는 입장에 섰다. 우리가 아는 불법투표는 없다”고 말했다.

NBC 간판앵커 레스터 홀트는 “대통령이 부정투표를 포함해 여러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 그 주장에 대한 근거는 없다”며 중단 이유를 밝혔다. ABC방송 역시 “사실 확인을 해야 할 것이 많다”고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미 주류 언론은 과거에도 대통령이 허위 주장을 제기했을 때 몇 차례 생방송을 중단했다.

반트럼프 성향의 CNN과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는 회견을 끝까지 중계했다. 하지만 중계가 끝난 뒤 앤더슨 쿠퍼 CNN 앵커는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 허우적거리는 살찐 거북이를 보고 있다. 자신의 시간이 끝났지만 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질타했다. 동료 제이크 태퍼 앵커 역시 “미국으로선 참으로 슬픈 밤”이라며 “추하고 애처롭다”고 거들었다. 브레트 바이어 폭스뉴스 앵커 역시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거리를 뒀다.

NYT는 “현직 대통령이 일행도 없이 회견장에 나타난 것은 대선 이틀 만에 그가 얼마나 고립됐는지 보여준다”며 대통령이 회견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고 침울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