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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채 개표소 돌진하려한 2명 체포… 배넌 “파우치-레이 해임후 참수” 주장도

입력 | 2020-11-07 03:00:00

[2020 미국 대선]개표 지연에 양측 지지자 갈등 격화
뉴욕, 3일만에 反트럼프 70명 체포




바이든 지지자들 “모든 표를 세라”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니언스퀘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파들이 경찰에게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우편투표의 부정성을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해 이틀 연속 거리에 나와 ‘모든 표를 세라’고 외쳤다. 뉴욕=AP 뉴시스

미국 대선의 개표 작업이 지연되면서 미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 간 갈등도 격해지고 있다. 대통령 지지자는 ‘개표 중단’을, 바이든 지지자는 ‘모든 표를 집계하라’며 대립하고 있다. 최대 도시 뉴욕에서도 반트럼프 시위가 이어지며 선거 후 5일(현지 시간)까지 약 70명이 체포됐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의 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시위대가 집까지 차를 타고 쫓아오면서 협박했다”고 토로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경찰은 무장 남성 2명이 차량을 몰고 개표소로 돌진하려 한다는 신고에 둘을 체포했다. 네바다와 펜실베이니아는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와 함께 미 언론이 아직 승패를 확정하지 않은 대표 격전지다.

공화당 텃밭이지만 이번 대선 개표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선 애리조나주의 피닉스에서도 대통령 지지자 약 200명이 장총 등 무기를 들고 개표소 앞에서 ‘검증을 위해 개표소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외쳤다. 일부는 ‘폭스뉴스는 가짜’라는 팻말을 들었다. 폭스뉴스는 친트럼프 매체지만 이번 개표 방송 중 가장 먼저 ‘바이든, 애리조나에서 승리’라고 보도해 트럼프 진영의 분노를 샀다.

대선 당일인 3일 현장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지만 우편투표가 합산되며 바이든 후보가 역전승을 거둔 미시간에서도 4, 5일 양일간 트럼프 지지자가 ‘불법 투표 타도’를, 바이든 지지자가 ‘트럼프 타도’를 외치며 대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일찌감치 확정된 남부 플로리다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대통령 지지자 70여 명은 올랜도에서 ‘투표 사기는 범죄’란 현수막을 내걸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이 상당수 참여했다. 이들은 “법정 싸움을 벌이는 대통령을 돕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선거 결과를 둘러싼 양측 갈등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대통령에게 이견을 보인 관료를 해임하고 참수해야 한다. 영국 튜더 왕조 시절로 돌아가서 백악관에 두 사람의 머리를 걸어놓고 싶다. (대통령) 말을 듣지 않을 거면 꺼지라”는 극단적 주장을 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방역 정책을 줄곧 비판했고, 레이 국장은 바이든 부자(父子)의 우크라이나 유착 의혹을 적극 수사하지 않아 백악관 눈 밖에 났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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