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바이든 트위터
여성이 많고, 비(非)백인이 적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커말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대표적 인물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선거 캠프 인력 중 46%가 비백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인 남성 중심의 인사들로 백악관과 정부부처 주요 수장들이 채워졌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과 달리 실제 비백인과 여성의 중용이 예상된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이든과 트럼프는 정책만큼이나 인사에서도 색깔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바마 2기’와 ‘여성 파워’ 느껴지는 외교안보 라인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장관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다. 블링컨은 바이든 선거캠프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했고, 20여 년 간 민주당에서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또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부통령 시절에도 같이 일한 경험이 있다. 블링컨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돼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외교정책을 기획·조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링컨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 기획자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후보도 취임 초기에는 ‘오바마 2.0’으로 여겨지는 대북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의 재탕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 대선과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사이 또는 출범 직후 도발을 한다면 북미 대화의 문이 닫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양대 외교안보 부처로 꼽히는 국무부와 국방부의 수장을 모두 여성이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무장관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획자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용 전망이 나오기 때문. 라이스는 부통령 후보로도 한때 거론됐을 만큼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크다. 일각에선 라이스가 국토안전부나 국방부 장관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방장관으로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국방 정책을 담당했던 미셸 플러노이가 거론된다. 플로노이나 라이스의 임명이 거론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역시 여성인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도 보훈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경제 사령탑에도 여성 인사들 대거 기용 전망
경제 분야에선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백악관 경제고문을 역임한 재러드 번스타인이 핵심 인물로 꼽힌다. 진보, 친노조 성향 경제전문가로 좌파 싱크탱크인 예산·정책 우선주의센터(CBPP)에서 활동 중인 번스타인은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경제부처의 사령탑 격인 재무장관 후보군에도 여성이 많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바이든과 경쟁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오바마 행정부 시절 최초 여성 연준회장을 지낸 자넷 옐런,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세라 블룸 래스킨 전 재무 차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워런의 경우 재무장관에 임명되면 기업들의 긴장도가 크게 높아질 저명이다. 부유세 도입과 탄소제로 정책을 추구하는 워런은 미 정계에 대표적인 기업 규제론자 중 하나로 꼽힌다.
일각에선 로저 퍼거슨 TIAA 회장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준 회장 같은 흑인 출신 연준 회장의 탄생 가능성도 거론된다.
● 사회부처에서는 법무장관에 관심 커
사회부처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어떤 인사를 법무장관에 임명할 지가 관전 포인트. 트럼프 대통령 시절 연방 대법원 판사들이 보수 성향 인사들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든 후보가 진보 진영의 가치와 목소리를 담을 인사를 적극적으로 법무장관에 기용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온다.법무장관에서도 일단 여성들의 이름이 많이 오르내린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해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스테이스 아브람스 전 하원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누가 되도 트럼프 행정부 시절보다 인권, 인종 이슈에서 진보적인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