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역대 최악 美中관계 변화 올까 주중 美대사 대리 “공정한 관계”… 中 왕이도 “양국관계 협력 필요” 당분간은 양국 허니문 기간 예상… 美상원 외교위원장 지낸 바이든, 국제 공조 통한 中포위 나설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부통령 재직 시절인 2013년 1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는 모습. 베이징=AP 뉴시스
바이든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내년 1월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당분간은 미중 ‘허니문’ 기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바닥까지 떨어진 데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다. 조짐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로버트 포든 주중 미국대사 대리는 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관계 및 2020년 대선 관련 토론’에서 “미국과 중국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1년간 중국을 겨냥해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던 주중 미 대사관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일정 부분 선거 결과를 염두에 두고 미중 관계 변화를 타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미국 정부가 스파이 행위 등을 이유로 폐쇄시킨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리창민(李强民) 전 총영사도 참석했다.
그러나 취임 초기 ‘허니문’ 기간이 있을지언정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까지 지낸 인물로 자신의 장기를 앞세워 국제 사회 다자간 협력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당선인이 수많은 외교 문제에 직면할 것이지만 그 가운데 1번은 중국”이라고 보도했다.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소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미국 외교정책 가운데 중국은 일종의 ‘방사능 핵심 물질’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중요하면서도 해결하기 까다로운 문제라는 얘기다.
이렇기에 바이든 당선인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던 ‘동맹 압박 카드’를 거둬들이고, 국제 사회와 공조를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방식으로 대중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정강위원회가 7월 27일 승인한 당의 정책 방향을 담은 정강정책에 따르면 외교를 ‘최초의 수단’으로 삼겠다며 외교적 협의 우선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분석도 이와 비슷하다. 중국 5대 민간기업인 헝다(恒大)그룹 산하 헝다연구소의 런쩌핑(任澤平)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중 갈등의 원인은 무역 적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기후 환경 종교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집요하고 치밀하게 공격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