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文대통령과 바이든 ‘케미’는
“조 바이든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대화를 통해 설득이 가능하다.”
8일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 소식을 접하고 이렇게 말했다. 즉흥적이고 예측이 어려웠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토론을 통해 협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없음에도 일단 ‘케미스트리’(호흡)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기후 환경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코로나19) 등 큰 틀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안정된 외교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의정생활 36년 중 대부분을 외교위원회에서 보내 한반도 이슈에 대한 이해가 높고 ‘지한파’로 분류된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상원 외교위 민주당 측 간사 자격으로,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부통령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의 인연이 문 대통령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01년 김 전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바이든이 “넥타이가 멋지다”고 하자 DJ가 즉석에서 넥타이를 풀어 선물하기도 했다. 그 넥타이에는 흘린 수프 자국이 있었지만 바이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바이든은 DJ의 대북 포용 정책에도 지지를 보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서 바이든이 인수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는 시점이 늦어질 경우 문 대통령 임기 내 두 정상이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