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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서울시장 후보 본격 탐색전…‘안철수 신당론’ vs ‘김종인 흡수통합론’

입력 | 2020-11-09 17:26:00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뉴스1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야권 재편 및 신당론’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연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야권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탐색전에 돌입하고 있다. 일각에선 ‘김종인의 흡수통합론’과 ‘안철수의 신당론’ 간 충돌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흥행 요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안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은 이대로는 (내년 보선에서)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라며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며 그럴 때만이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며 신당론을 재차 띄웠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내부에서 혁신과 야권 재편을 고민하는 분들 중심으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이번 주에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데, 의지가 생기면 그때 참여해도 충분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화답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체제에 계속 각을 세우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정몽준 의원과의 통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 국민의당과 함께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합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썼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안철수)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그냥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주엔 김 위원장은 “(안 대표) 혼자 (재편) 하면 될 일”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론’은 8년 동안 새정치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2차 국민의당에 이은 다섯 번 번째로, 성공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안철수 멘토’였던 김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면서 “물은 그냥 둬도 큰 줄기(국민의힘)로 흐른다”고 말했다. “야권 재편을 원한다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 당 대표가 되든,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하라”는 게 김 위원장의 의중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새 플랫폼을 논의한다”고 한 주장한 것을 놓고서도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 “참여하면 해당행위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당 후보를 선출하고 있는 마당에 누가 불확실성이 큰 안 대표 중심의 신당 창당과 시장 후보 선출에 모험을 걸겠느냐”면서 “권 원내대표 혼자 얘기로 ‘3석 국민의당’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은 늘 주장해왔지만, 다만 지금 시점에서 안 대표가 주장하는 새로운 창당이나 혁신형 플랫폼이 가능한지 회의 가지고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필승카드로 내세울 뚜렷한 서울시장 후보가 없는 상황에다 “안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야 승리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야권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는 보궐선거 국면에서 불거진 ‘안철수 변수’를 자기 중심의 정계개편 동력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후보 영입 등으로 상황을 반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