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평소 아시아의 디즈니 꿈꿔

케빈 메이어 넥슨 사외이사
9일 넥슨은 신임 사외이사에 메이어 전 틱톡 CEO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2021년 3월 중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오언 머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넥슨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하는 데 많은 비전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이어 내정자는 넥슨에서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월트디즈니에서의 경험을 살려 인수합병(M&A)에 대해 조언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6월 넥슨은 15억 달러(약 1조68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OTT나 틱톡처럼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양방향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메이어 내정자가 여전히 디즈니와의 깊은 인연을 강조하는 만큼 넥슨과 디즈니 간 협력에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15년 출간한 책 ‘플레이’를 통해 “넥슨을 디즈니 수준까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고, 지난해에는 디즈니를 찾아 회사 매각 의향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어 내정자는 넥슨 합류가 사실상 확정된 3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즈니는 2000년대 중반 더 적은 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펼쳤다”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선 최고 품질의 제품을 보유하면 어떠한 기술적 혼란이나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주요 IP 위주로 ‘선택과 집중’에 치중하고 있는 넥슨의 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