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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론이 불지핀 野 서울시장 경쟁

입력 | 2020-11-10 03:00:00

안철수 연일 “야권 재편만이 답”
장제원 “3당 통합보다 설득력” 화답
김종인 “일부 의원 동조 관심없다”
경선 예선 때 100% 여론조사 실시… 국민의힘 “누구든 경쟁하자” 천명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오른쪽)이 이를 듣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정상 행위와 무리수를 통한 독단적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야권 재편 및 신당론’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연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야권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탐색전에 돌입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부산시장 예비후보 경선에서 ‘100% 민심’(여론조사)을 반영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하면서 안 대표에게 “입당해 경선하라”는 메시지도 함께 던졌다.

안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은 이대로는 (내년 보선에서)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라며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며 그럴 때만이 정권 교체도 가능하다”며 신당론을 재차 띄웠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내부에서 혁신과 야권 재편을 고민하는 분들 중심으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이번 주에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화답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체제에 계속 각을 세우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정몽준 의원과의 통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 국민의당과 함께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통합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합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통합”이라고 썼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안철수)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그냥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는지 안 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주엔 김 위원장은 “(안 대표) 혼자 (재편) 하면 될 일”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론’은 8년 동안 새정치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2차 국민의당에 이은 다섯 번째로, 성공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안철수 멘토’였던 김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잘 안다”면서 “물은 그냥 둬도 큰 줄기(국민의힘)로 흐른다”고 말했다. “야권 재편을 원한다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 당 대표가 되든,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하라”는 게 김 위원장의 의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100% 여론조사를 실시해 3∼5인을 본경선 대상으로 추리고, 이 중 1명은 정치신인으로 할당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했다. 또 본경선은 여론조사 80% 당원 투표 20% 방안과 여론조사 100% 방안을 놓고 12일 경선준비위원회에서 표결을 통해 결정한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 등 범야권 후보 누구나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쟁하자는 지도부 ‘문호개방’ 방침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필승카드로 내세울 뚜렷한 서울시장 후보가 없는 상황에다 “안 대표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내세워야 승리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야권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는 보궐선거 국면에서 불거진 ‘안철수 변수’를 자기중심의 정계개편 동력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후보 영입 등으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