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선 "영토 포기 못해" 시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와 함께 다시 휴전 합의를 맺었다. 벌써 네 번째 휴전 합의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한 달 이상 유혈 갈등을 이어온 양국이 전쟁 중단 합의에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합의문에 따라 10일 오전 1시부터 양국의 교전은 중단된다. 교전을 통해 아제르바이잔군이 점령한 아그담, 라친 등 일부 지역의 지배권은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에 양도해야 한다.
휴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뒤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3자 휴전 합의 서명은 분쟁 해결에 주요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아르메니아의 영토 상실이다.
파쉬냔 총리는 “휴전 합의는 전투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현장 최고 전문가들의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결코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국민통합과 재탄생 시대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아르메니아로 이어지는 라친 지역에는 1960명의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배치된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정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게시하고 “불행히도 일련의 실패가 우리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으며, 슈시(아제르바이잔어로 슈샤)는 완전히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두 번째로 큰 마을인 슈시는 지난 8일 아제르바이잔군이 점령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지원하는 ‘아르메니아 민족군’이 실효 지배하는 지역이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소련 붕괴 이후인 1988년 독립공화국을 선언하고 아르메니아와 통합을 꾀했지만 아제르바이잔은 이를 거부하고 통제권 회복을 시도했다. 1992~1994년에는 이 지역을 둘러싸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대규모 무력 충돌이 벌어졌으며 이후에도 수차례 분쟁은 되풀이됐다.
10월10일 이후 양국은 세 차례나 휴전에 합의했으나 곧바로 이를 파기하고 교전을 이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