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 공시송달 10일부터 효력 발생 日언론 “미쓰비시 반박의견 낼 것”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 된 10대 여성들에게 혹독한 노동을 시킨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재산에 대해 법원이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한일 간 보상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법은 10일 0시부터 양금덕 할머니(91)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이 신청한 미쓰비시중공업의 특허권·상표권에 대한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다. 법원은 매각명령에 앞서 미쓰비시중공업의 의견을 듣는 심문 절차를 진행했는데 미쓰비시중공업이 계속 응하지 않자 “심문서를 보낸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공시송달 결정을 내려 10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매각 대상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은 특허권 6건과 상표권 2건으로 가치가 약 8억400만 원이다.
대전지법이 올해 안에 매각명령을 내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법원은 매각명령을 하기 전 채무자에게 압류명령문을 보내는데 미쓰비시중공업이 압류명령문을 계속 받지 않자 12월 29, 30일 0시부터는 4건의 압류명령문이 모두 전달된 것으로 간주(공시송달)하기로 했다.
대전지법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뒤 다음 달 30일 0시 이후에 매각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매각명령 시기를 신중히 결정하겠지만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2018년 대법원의 확정 판결 취지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미쓰비시중공업이 이에 불복해 항고하면 실제 배상까지는 1∼2년이 더 걸릴 수 있다.
다음 달 9일부터는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이춘식 할아버지(96) 등 강제징용 피해자 18명이 신청한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 매각명령도 내릴 수 있게 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