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대부분의 학생이 등교일보다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은 날이 더 많았다. 동아일보DB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하지만 입학설명회는 처음부터 꼬였다. 교사들이 음성이 나오게 하는 법을 몰라 몇 분이나 지연됐다. 시작 후에도 소리가 너무 울리고 잡음도 이어졌다. 나만의 문제인가 싶어 회의방에서 나간 뒤 다시 참가를 시도했지만 승인이 나지 않아 10분가량 허비했다. 겨우 유치원에 연락해 다시 참가했다. 하지만 그래도 음성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스피커를 끄고 화면에 나온 자료만 쳐다봤다.
설명회 내내 채팅창에는 ‘잡음이 너무 커요’ ‘들을 수가 없어요’라는 학부모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소리 없는 설명회는 그대로 계속됐다. 나중에 유치원 측은 “줌을 처음 해봐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해하려 했지만 실망감이 컸다. 더 큰 실망은 줌 프로그램 탓이 아니었다. 설명회에서 가장 중요한 모집 일정이 작년 날짜로 적혀 있던 것이다.
코로나19로 갑자기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도 힘들 것이다. 열정적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도 분명 많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반영된 학부모의 생각을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한다. 학부모는 출석체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원격수업을 원하지 않는다. 비록 눈앞에 학생이 없어도 수업을 잘 따라오는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다른 고민은 없는지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는 원격수업을 원한다. 진짜 교육이라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가능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가장 희망하는 교사상으로 ‘개별 학생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를 1순위(84.6%)로 꼽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 학교들의 원격수업이 달라지길 기대한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