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당선후 첫 행보는 ‘팬데믹 통제’
화이자 백신 기대 비친 바이든 “아직 전투 남아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 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극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문위원들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예방률이 90% 이상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와의 전투가 끝나려면 아직 몇 달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윌밍턴=AP 뉴시스
바이든 당선인은 9일(현지 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해 “대단한 뉴스”라고 평가하면서도 “백신이 보급되기까지 향후 몇 달간 20만 명이 더 숨질 수 있다. 제발 간청하는데 마스크를 써 달라”며 “우리는 여전히 암흑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전까지 나는 미 대통령이 아니지만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했건 간에 우리 모두 마스크 착용만으로 수만 명을 살릴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 혹은 공화당 지지자의 목숨이 아닌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당선인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그만큼 코로나19 대응을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 등을 경시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회견에 앞서 13명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단도 발표했다. 이들은 화상으로 바이든 및 해리스 당선인에게 코로나19 상황 및 대책을 조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다양성을 새 내각 인선의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정파, 인종, 성별 등이 다양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려는 것에 반대했다가 인사 보복을 당하고 사직했던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흑인 여성 마셀라 누네즈스미스 예일대 의대 부학장 등도 포함됐다.
이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와 백악관 참모 중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의 선거 불복 소송을 주도하는 데이비드 보시 대통령 고문, 대선 당일인 3일 밤 백악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행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당시 파티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어 카슨 장관 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 시간 10일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040만 명, 24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달 4일부터 6일 연속 매일 10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하더라도 이미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심각해 미국이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